동생 붙잡히자 이번엔 형이…반도체 첨단기술 中에 유출

입력 2024-01-29 18:30   수정 2024-01-30 00:26

삼성전자 자회사인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 세메스의 세정장비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일당이 한꺼번에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기술 유출의 주범은 과거 동생이 같은 범행으로 구속되자 형이 회사를 대신 운영하면서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세메스의 반도체 세정장비 제조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A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B씨와 중국 영업총괄, 경영지원팀장, 설계책임자 등 네 명을 29일 구속 기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A사 직원 등 다섯 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 세메스의 기술을 몰래 빼내 제작한 반도체 세정장비를 중국 C사에 수출했다. 그해 9월엔 C사의 요청으로 세메스와 똑같은 세정장비를 설계한 뒤 여덟 차례에 걸쳐 부품을 나눠 수출했다. C사는 이 같은 ‘쪼개기’ 방식으로 받은 부품을 중국에서 조립해 세정장비를 제작했다. 기술을 유출한 일당은 이를 통해 약 60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세정장비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에 생기는 오염물질 등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장비로 대당 가격이 약 5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C사와 공모해 세메스의 세정장비 기술을 중국에 통째로 넘기는 작업을 준비해왔다. C사로부터 중국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를 제안받고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무실까지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이 적발되면서 중국에 ‘복제공장’이 생기는 사태는 피했다.

주범인 B씨는 똑같은 범행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A사 대표 D씨의 형으로 밝혀졌다. D씨는 2022년 몰래 빼낸 세메스의 설계자료로 만든 반도체 세정장비를 C사에 수출한 혐의로 지난해 초 구속 기소됐다. D씨는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상고심 재판 중이다.

검찰은 세메스의 피해 규모를 최소 수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세메스가 그동안 이 기술에 투입한 금액만 약 2188억원”이라며 “기술 유출이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수주가 1%만 감소해도 연간 1조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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